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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듣고 마신다 LP 전문 올드 뮤직바 |
글쓴이: 별님 | 날짜: 2008-11-12 |
조회: 150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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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cook.badakencoder.com/view.php?category=Q0wNNFE7VSpCNQxJT1U%3D&num=EhhPchE%3D&pag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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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면 전체를 빼곡히 채운 오래된 LP. 추억 속 옛 노래를 들으며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잔은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과도 같다. 우리는 지금 올드 뮤직 바로 간다. |
공기가 쌀쌀해지고 하늘이 어둑어둑하게 내려앉을 무렵, 바의 간판에 불이 들어온다. 손님보다 먼저 공간을 채우는 건 익숙하고 아련한 추억의 팝 음악.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오래된 LP의 지직거리는 소리가 정겹다. LP 한 장이 다 돌아갈 무렵 출입문을 열고 하나 둘 모여드는 손님은 주인 겸 DJ와 친구처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손님이 청하는 건 술보다 음악이 먼저. 뮤지션의 이름과 곡 제목이 적힌 메모지가 DJ에게 건네지면, DJ는 한쪽 벽을 빼곡 채운 LP 속에서 신기하리만큼 척척 음반을 뽑아낸다. 노래가 울려 퍼지면 사람들은 추억에 젖어들어 행복한 미소를 머금으며 술잔을 기울인다. |
옛 소설이나 영화 속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하는 이 광경은 디지털 세상 속 아날로그 공간, 바로 ‘올드 뮤직 바’에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올드 뮤직 바의 주인공은 1960년대부터 1990년대 초까지 쏟아져 나온 수많은 LP다.
올드 뮤직 바는 보통 1만 장 가까운 LP를 보유하며, 손님이 신청한 음악을 DJ가 틀어주는 시스템이다. 신청곡에 영상 자료가 있으면 DVD로 영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마치 1970~1980년대의 음악 다방에 온 듯한 느낌. 지금이야 넘치는 음원과 기기 덕에 언제 어디서든 음악을 들을 수 있지만, 20여 년 전만 하더라도 사정은 달랐다.
풍류를 좀 안다는 젊은이는 낭만을 찾아 음악다방으로 몰려들었다. 그들이 DJ에게 건네는 쪽지엔 신청곡만 적혀 있는 것이 아니었다. 사랑, 우정, 고뇌 등 청춘의 모든 것이 함께 건네졌다.
시대와 함께 자취를 감춘 음악다방은 요즘 ‘올드 뮤직 바’라는 이름으로 부활했다. LP 컬렉터들이 집에 더 이상 LP를 보관할 공간이 없어서 혹은 사람들과 좋은 음악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이유로 하나 둘 문을 열기 시작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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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데다 명망까지 있는 고참 올드 뮤직 바는 홍대 앞의 ‘별밤’, 대학로의 ‘샘쿡’, 신사동의 ‘트래픽’ 등. 초기엔 신촌, 홍대 앞, 종로 등 강북 지역에 몰려 있었으나 최근에는 압구정동을 비롯한 강남에도 속속 문을 열고 있다.
올드 뮤직바를 운영하는 이들은 왕년에 음악다방 DJ로 이름을 날리던 중년의 아저씨에서 부모님 눈을 피해 LP를 모으던 30대 청년까지 제각각의 사연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올드 뮤직 바를 열게 된 가장 큰 이유를 물으면 입을 모아 ‘음악을 사랑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보통 20년 이상 LP를 수집했고 개인이 소장했다고는 믿기 힘들 만큼 엄청난 음반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음악에 쏟는 애정과 추억을 잘 버무려 맛깔스러운 올드 뮤직을 선사한다. 올드 뮤직 바를 찾는 사람은 주로 30~40대 이상의 LP 세대다. 대부분 젊은 시절에 좋아하던 노래를 들으며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는 매력 때문에 찾아오는 단골이다. 손님의 연령대가 높고 단골 위주로 운영되기 때문에 뮤직바의 위치나 주로 선곡하는 음악의 장르 정보를 얻기가 쉬운 편은 아니다. |
때문에 올드 뮤직 바를 찾는 사람들은 음악 좀 안다 싶은 사람을 통해 정보를 입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손님의 95%가 단골이에요. 그러다 보니 이곳에 와서 친구가 되는 손님들이 많죠.” 압구정동에 위치한 올드 뮤직 바 ‘전자신발’의 사장 서창동 씨는 올드 뮤직 바에선 모두가 친구라고 말한다. |
전혀 연줄이 없는 손님끼리도 몇 번만 눈인사를 나누면 친구가 된다. 함께 좋아하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은 물론,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가끔 신나는 춤판(?)이 벌어지는 것도 익숙한 광경이다.
올드 뮤직 바는 개인의 소박한 꿈으로 생겨났지만, 이제는 특정한 사람의 소유물이 아닌, 추억이 있는 모든 사람의 공간이 되었다. ‘문 닫으면 절대 안 된다’고 당부하는 손님도 한둘이 아니다.
“가게 운영이 어려울 땐 언제든 도움을 청하라고 하는 손 큰 손님도 있어요.” 압구정동의 유명한 올드 뮤직 바 ‘핑가스 존’의 김남욱 사장은 든든한 후원자까지 생겼다며 보람을 느낀단다.
트렌드로 무장한 화려한 바가 등장했다 금방 사라지는 요즘, 올드 뮤직 바가 하나 둘 늘어나며 빛을 발하는 것은 언제까지나 변하지 않는 사람들의 추억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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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 뮤직 바에서 지켜야 할 두 가지 에티켓
하나, 신청곡은 직접 DJ에게! 바의 각 테이블에는 신청곡을 적을 수 있는 메모지와 펜이 준비되어 있다. 메모지에 노래와 뮤지션의 이름을 적어 DJ에게 전할 땐 직접 DJ 박스로 가서 건넬 것. 테이블에 앉아 DJ나 직원을 부르는 것은 예의에 벗어나는 행동이다. 한 개인이 몇십 년에 걸쳐 모은 소중한 음반인 만큼 정중하게 청하는 것이 올드 뮤직 바의 불문율이다.
둘, 공공의 적(?)이 되지 말 것! 간혹 신청곡을 줄줄 적어놓곤 왜 내가 신청한 노래를 모두 틀어주지 않느냐며 짜증을 내는 손님이 있다. 올드 뮤직 바의 DJ가 공통으로 지적하는 최악의 손님은 바로 이런 공공의 적. 다른 사람도 함께 즐기는 공간이니 신청곡은 한 곡만! 다른 사람이 신청한 노래도 들을 수 있는 여유를 갖자. |
전자신발 록 음악 좀 아는 사람이 모이는 곳
최근 압구정동에서 유명세를 탄 올드 뮤직 바의 다크호스. 보유한 앨범의 60% 이상이 1960~1980년대에 발매된 록 음반이라 올드 록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인기다. 바 구석구석엔 1960~1970년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숨어 있는데 음악보다 이것에 더 큰 점수를 주는 손님도 많다. 그중 가장 인기가 많은 것은 ‘히피의 흔적’이다. 히피풍 소품은 록 좀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에게 특별한 감상을 준다. ‘마리화나’라고 이름 붙인 전자신발만의 칵테일도 재미있다. 한번에 뿅 갈 수 있을 만큼 톡 쏘는 맛이 특징. 마리화나 한 잔과 헤드뱅잉을 하는 기분은 마치 ‘우드스탁 페스티벌’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서창동 사장의 추천 앨범 ① 비틀스 ② 핑크 플로이드 ③ 유투 올드 록 앨범이 많은 만큼 전설적인 록 밴드의 앨범이 주를 이룬다. 비틀스나 핑크 플로이드, 유투 같은 친근한 록 뮤지션의 음악으로 록의 열정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매력.
02-3442-4847 I 19:00~04:00(연중무휴) I 칵테일 8000원, 맥주 5000~9000원, 안주 1만5000~2만5000원 I 신사동 시네씨티 맞은편 크라제버거 골목 끝 자전거가게 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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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가스 존(Fingar’s Zone) 비틀스에서 비욘세까지
2만여 장의 LP를 보유한 7년 전통의 맹주. 클래식, 팝, 가요, 재즈, 하드록, 디스코, 힙합, 테크노 등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것이 특징. 때문에 20대에서 60대까지 손님의 연령층도 폭넓다. 황학동의 골동품 가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재미있는 옛 소품이 많아 구석구석 둘러보는 재미도 제법이다. ‘LP의 보물창고’란 별명을 얻을 정도로 희귀한 앨범을 많이 보유한 것도 이곳의 매력. 바 쪽에 앉으면 진열대에 꽂혀 있는 음반의 제목이 다 보일 정도로 바와 진열대 사이의 간격이 가까워 직접 눈으로 앨범을 고르기 위해 바에 앉는 사람도 많다. 운이 좋다면 단골손님인 유명인 뮤지션도 종종 볼 수 있다.
DJ Finga(김남욱)의 추천 앨범 ① 히키-申 <키타 멜로듸 輕音樂選曲集> ② 타워 오브 파워 ③ 나탈리 머천트 가스 존에선 개성이 강한 음악을 자주 접할 수 있다. 신중현 씨가 미8군에서 활동하던 초창기 앨범을 비롯하여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귀한 앨범이 가득하다.
02-517-9121 I 19:00~04:00 I 칵테일 8000원, 맥주 5000~1만2000원, 안주 1만5000~3만원 I 신사동 디자이너크럽 맞은편 제일은행 골목, 어진길 끝 건물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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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틸다 신천에 울리는 추억의 팝송
마틸다는 올드 뮤직 바가 없는 강동 지역을 대표한다. 깔끔하고 차분한 분위기에서 익숙한 추억의 팝을 들을 수 있는 이곳은 개성보다는 편안함이 우선이다. 대학로의 올드 뮤직 바 ‘샘쿡’의 단골이었던 박태훈 사장이 자신의 동네 사람에게도 올드 뮤직을 들려주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으로 문을 열었다. 그가 학창시절부터 모은 앨범에 바를 준비하는 8년 동안 수집한 앨범은 1만여 장. 수집하는 과정에서 손상된 앨범으로 차마 버릴 수가 없어 인테리어로 활용했다. 마틸다에서는 홀에 진열된 LP를 직접 꺼내서 살펴봐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진열대의 LP를 보고 그림의 떡처럼 아쉬워했던 이들이 LP를 쓰다듬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은 마틸다만의 독특한 풍경이다.
박태훈 사장의 추천 앨범 ① 바비 무어 앤 더 리듬에이스 ② 몽몽고 제리 그레이스트 히트 외 ③ 러브스컬프처 1960년대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발매된 앨범이 주를 이룬다. 빌보드 차트에 오른 익숙한 곡들이라 누구나 편하게 감상할 수 있다.
02-423-3629 I 18:00~03:00(일요일 휴무) I 칵테일 8000원, 맥주 5000~1만2000원, 안주 2만~3만원 I 신천 MBC아카데미 맞은편 건물 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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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udio 80’s 중년을 위한 공간, 애들은 가라
1980년대 강남역에서 인기 높았던 디스코텍 ‘Studio 80’s’을 추억하고자 2년 전 똑같은 이름으로 오픈한 홍대 앞 대표 올드 뮤직 바. 이곳에는 ‘30대 미만은 입장을 제한한다’는 독특한 규정이 있다. 연령대가 넓어지면 공감대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이 ‘Studio 80’s’가 애들(?)을 거부하는 이유. 이곳에는 사장이 DJ로 활동하던 시절부터 20여 년 동안 모은 2만 장의 LP가 빼곡하게 꽂혀 있다. 사장이 댄스뮤직 DJ였던 만큼 ‘Studio 80’s’에는 신나는 비트의 유로댄스곡이 많은 것이 특징. 넓은 공간의 천장에는 작은 사이키 조명이 돌아가고 빈 공간도 충분해 흥이 오른 손님은 종종 젊었던 시절로 돌아간 듯 신나는 댄스 타임을 벌이기도 한다.
김진호 사장 추천 앨범 ① 모던 토킹 & 살베스터 위드 패트릭 코웰리(EP) 외 ② 하젤 딘 ③ 배드 보이스 블루 & 런던 보이 17년 경력의 댄스뮤직 DJ 출신이 운영하는 곳이다. 1980년대에 가장 인기 있었던 댄스뮤직 앨범이 많다. 물론 시대를 주름잡던 베스트셀러다.
02-332-7335 I 19:00~02:00(금·토 04:00, 일요일 휴무) I 위스키 (샷) 6000원, 맥주 4000~9000원, 안주 1만5000~3만원 I 서교동 극동방송국 앞에서 좌회전, 증광빌딩 지하 1층, 클럽 펑키펑키 맞은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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