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말에 태어나 처음으로 제주도에 왔었습니다. 너무나도 아름다웠던 함덕해수욕장을 비롯한 제주도의 모습이 두달이 채 되지 않은 지금, 저를 이리로 다시 불렀네요. 이상하게도 제주와는 인연이 없었습니다. 안개로 비행기가 결항하는것과 같은 외부적인 요인도 있었고, 대학때 수학여행으로 제주도를 갈때는 여친님과 다른곳으로... 쿨럭... 남들이 제주가 좋다고 찬사를 보낼때, 제 생각은 [그깟 섬이 좋아야 얼마나 좋겠어]라며 애써 위안을 했었죠. 그랬던 제가 제주예찬론자가 될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어린시절 소풍가기 전날의 잠못이루는 그 설레임을 간직한채 저는 제주도로 날아갑니다. 제주를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바라보는 일몰은 너무나도 아름다웠습니다.
다시 왔습니다. 제주공항의 모습이 너무나도 정겹네요. 그런데 제주에 도착해서 짐도 안풀고 찾아간 곳이 있었습니다. 과연 그곳이 어디였을까요?
먹어야죠. 차~암 단순합니다. 늦은 오후 비행기를 타고 온다는 이유 하나로 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맛집으로 미리 알아놓은 곳이었습니다. 푸짐한 생선회와 우럭튀김탕수가 맛나다고 하더군요. 우럭튀김탕수? 그건 또 뭐지?
기본찬이 깔려주고... 제 포스팅을 자주 보신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릴라는 이런것에 별 관심이 없습니다...ㅋ
전복죽은 건더기는 별로 없었지만 나름 좋았습니다. 후에 전복회가 나왔는데 내장이 나오지 않았던것으로 봐서, 그리고 전복죽의 색과 맛을 고려해보면 충분한 양의 내장이 갈아져서 들어간것이 틀림없습니다. 만약 이 전복죽이 아니었다면 나중에 전복회 나왔을때 좀 삐졌을겁니다. 릴라는 전복내장 매니아입니다...^^
오징어는 제가 워낙 좋아하는 녀석이고...
오랜만에 만나본 씼은 묵은지도 무척 좋았습니다.
횟집에서 항상 만나는 홍합탕. 반갑다 친구야~
갈치회와 활전복이 나옵니다. 갈치회는 제주가 아니면 맛보기 어렵죠. 한점 입에 넣자 바다향이 입안에 퍼져나갑니다.
서울에서 이런 갈치회를 먹어본적이 있는데 그맛을 잊을수가 없었습니다. 재작년 하동에 사는 친구 청오를 찾아갔다가 갈치회로 유명하다는 남해에 있는 공주식당을 찾아갔었는데 이런 형태가 아니라 회무침이라서 조금 당황했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원하는 모습의 갈치회를 지난번 제주여행에서 다시 만났었죠. 그리고 오늘... 그리워했던 갈치회를 드디어 다시 만났습니다.
내장이 너무나 그리웠던 전복회... 전복죽으로 내장을 미리 먹었다고 스스로를 위안했습니다. 신선했습니다.
아~ 왜 이녀석만 보면 수년전 유행했었던 은갈치 립스틱이 생각나는지... 어쨋든~ 은갈치와 KISS~~!!
뿔소라, 새우, 개불, 연어회, 해삼 등이 푸짐하게 나왔습니다. 제주도에 걸맞게 신선하고 향도 좋았습니다.
제주도 대표소주 한라산입니다. 이렇게 좋은 음식에 한잔이 빠질수는 없죠. 다른 맛에는 예민한데 이상하게도 커피와 술맛에는 둔감한 편입니다. 릴라는 술맛을 즐긴다기 보다는 분위기를 즐기는 편입니다. 제가 술맛에 둔감한 이유로 한라산에 맛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당연히 그래야겠죠. 다른분들은 좋다고 하셨습니다.
지금보니 1시방향에 병어회로 추정되는 녀석이 보이네요. 병어철은 아닌데... 무엇이었는지 갑자기 궁금해 지네요. 왜 저녀석을 먹은 기억이 없을까요? 뭐지?
Main Dish로 나온 광어와 농어(모듬회 中 10만원)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두께로 썰려 나와서 씹히는 느낌이 좋네요. 가끔 다니다보면 광어를 복어회 뜨듯이 해서 주는 곳이 있는데, 그런거 아~주 싫어합니다. 회는 좀 도톰해야...^^
가운데 있는 엔가와도 적당히 기름지고 고소한게 무척 좋았습니다. 제주도 오기 며칠전 서울에서 먹었던 흙맛나던 엔가와에 대한 나쁜 기억을 말끔히 씻어주었네요. 쟁탈전이 매우 치열했습니다.
엔가와는 와사비장에...
농어회는 막장에...^^
묵은지와도 궁합이 무척 좋습니다
옥돔구이는 약간 달달해서 제 입에는 만족스럽지 않았지만, 그것은 극단적으로 단맛을 싫어하는 특이한 입맛이기에 그런것이고 함께하신 지인들은 잘 드시더군요. 아이러니 한것은 이렇게 단맛을 싫어하는 제가 커피에는 설탕이나 시럽을 듬뿍 넣어서 마신다는 것이지요. 역시 릴라는 커피맛을 몰라...
누구냐~ 넌?
왕우럭튀김입니다. 이녀석은 쯔끼다시로 나오는 녀석이 아니라 거금 3만원을 주고 추가주문한것입니다. 왕우럭튀김이란 말에 걸맞게 정말로 큼직합니다.
가격의 압박은 좀 있었지만, 가시채 먹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었습니다. 특히 지느러미부분을 씹을때는 입안에서 바삭하고 부서지며 고소한 향이 입안에 가득히 퍼집니다. 통통하게 오른 속살도 고소하고 부드러운게 일품입니다. 너무나 좋았던 것은 아무도 대가리를 탐하지 않더군요. 감사할 따름이었습니다. 우럭구이에서 흔히 느낄수있는 뻑뻑하고 건조한 식감은 전혀 없습니다. 회도 좋았지만 이녀석이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가격이 살짝 부담스럽긴 했지만요.
큰 감흥은 없었던 매운탕입니다. 제가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형태의 매운맛입니다. 차라리 지리로 주문할걸 그랬나봅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한 좋은 음식 그리고 이야기꽃으로 4박5일 일정의 제주 첫밤은 아름답게 깊어만 갑니다. 응? 그럼 첫날은 먹기만 한거야?
바다풍경횟집
주소: 제주도 제주시 용담3동 2376번지 (용두암 해안도로 서쪽 1km지점)
전화: (064) 743-40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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