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음식은 그저 음식을 먹는 행위가 아니라, '모든 중생은 부처'라는 불교의 가르침에 따르는 일종의 철학적 실천 행위입니다." 스님이 십자 모양으로 칼집을 낸 두부에 능이 버섯을 쏙 집어넣자 관람객들은 "와!"하고 감탄사를 터뜨렸다.
28일 오후(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의 한국문화원에서 열린 '한국불교와의 만남' 개막식 행사장. 한국 불교문화를 알리기 위해 조계종이 마련한 다양한 행사 중 단연 눈길을 끈 것은 사찰음식 시연행사였다. 조계종 공식 사찰음식점인 '발우공양' 총책임자 대안 스님이 음식을 시연했다.
조계종이 해외에서 사찰음식 시연회를 마련한 것은 지난해 가을 뉴욕에 이어 두 번째. 뉴요커, 파리지앵 모두 큰 관심을 보였다. 이런 관심을 바탕 삼아 한국의 사찰 음식이 파리에 진출한다. 파리의 대표적 백화점으로 전 세계 관광객들의 파리 필수 코스 중 하나인 라파예트 백화점. 이르면 내년 이곳 옥상의 푸드코트에 한국의 사찰 음식 전문 식당이 만들어진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라파예트 백화점 장필리프 잠(47) 식음료 매니저는 "조계종과 진지하게 협의 중이다. 아직 많은 절차가 남았지만, 성사되면 라파예트의 세계 지점망을 통해 한국 사찰음식과 불교문화가 확산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사찰 음식의 파리 진출에는 프랑스의 저명한 음식평론가인 클로드 르베(Lebey·88)씨의 역할이 컸다. 르베씨는 지난해 10월 전주에서 열린 한국음식축제에 참가했다가 '발우공양'에서 사찰 음식을 맛본 후로는 푹 빠졌고 라파예트 백화점과 접촉, 내년 5~9월 라파예트 백화점에 사찰 음식 전문 식당을 열 수 있도록 협의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