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초 꿈에 그리던 기내식 카페를 오픈했다. 기내식이라고 하면 메인 메뉴뿐만 아니라 함께 구성되는 샐러드와 디저트도 중요하기 때문에 서브 메뉴에 신경을 많이 썼다. 오픈 초, 샐러드를 준비하는 순서는 늘 같았다. 양상추와 적근대를 먹기 좋은 크기로 찢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물기를 탈탈 털어 지퍼 백에 보관하는 것. 그러다 카페에 오는 손님이 늘어날수록 요리 공부를 더 심도 있게 해야 할 것 같다는 막연한 책임감이 생겨 지난가을부터 요리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수업 중에는 내가 예전에 배워 이미 알고 있는 메뉴도 여럿 되었다. 하지만 재료 다루는 법, 밑간 하는 법 등 작은 차이 하나로도 맛에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것을 수업을 통해 깨달았다. 무엇보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샐러드였다. 탈수기가 편리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사용 여부에 따라 샐러드의 식감 차이가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된 것. 탈수기에 2/3가량 내용물을 채운 뒤 손잡이를 돌리면 물기가 ‘완전히’ 빠지는데, 이렇게 물기를 완전히 뺀 재료로 만든 샐러드는 소스가 필요 없을 정도로 맛있었다(물기가 완전히 빠지지 않으면 채소와 드레싱이 잘 어우러지지 않는다). 그리고 이왕이면 탈수한 샐러드 재료를 30분 정도 냉장 보관 후 내놓는 것이 훨씬 더 싱싱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재료도 양상추와 적근대 외에 색감을 살려줄 수 있는 적채와 치커리를 추가했는데, 적채의 경우에는 색이 있기 때문에 분리해서 준비했다. 가늘게 채 썰어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은 뒤 탈수해 샐러드에 올린 것. 그랬더니 기존의 샐러드보다 풍성해 보이고 먹음직스러워 보였다. 남은 샐러드 재료는 기존에 사용하던 지퍼 백 대신 밀폐 용기에 보관했는데, 밑면에 젖은 종이 타월이나 행주를 깔고 그 위에 남은 재료를 올린 뒤 위에 다시 젖은 종이 타월이나 행주를 덮고 뚜껑을 닫았다. 카페에서는 그날의 식재료를 다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가정에서는 남은 샐러드 재료를 이렇게 보관하면 최대 3일 정도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