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하게도 전주에서 나고 자란 이들은 웬만한 맛집이 성에 차지 않는다. 전주의 그 어느 식당이든 평균 이상의 실력을 뽐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장기 동안 먹어 온 ‘엄마 손맛’ 역시 여느 백반집 못지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이방인들에게는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진 전주. 가족회관의 비빔밥도, 삼백집의 콩나물국밥도 훌륭하지만 전주에는 그보다 더 마법 같은 맛집들이 즐비하다. 제12회 전주국제영화제의 열흘은 식도락 여행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10 아시아>에서 엄선한 전주의 새로운 맛집 리스트를 공개한다.
#2. 오랜 버스 탑승으로 속이 지쳤을 때
흑돼지 숯불 고추장 구이 / 전주시 완산구 중화산동 2가 770-9
서울에서 전주까지는 약 3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거리지만, 영화제와 봄이 맞물린 4-5월에는 전주로 향하는 인파들로 고속도로가 늘 정체다. 그래서인지 전주에 도착하는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울렁거리는 속을 진정시켜줄 음식. 오랜 버스 탑승으로 느끼한 속을 달래고 싶다면, 혹은 간밤의 숙취로 고생하고 있다면 중화산동의 낙지볶음 집을 추천한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낙지는 알싸한 양념과 함께 달달 볶였다. 그리고 이 낙지볶음은 순결하게도 하얀 쌀밥만을 양푼에 넣고 슥슥 비벼먹어야한다. 단순히 매운 것의 차원을 넘어, 단맛과 신맛이 묘하게 공존해 있는 이 낙지볶음 덕에 어느새 밥 한 그릇이 뚝딱 비워진다. 하지만 ‘흑돼지 숯불 고추장구이’라는 간판에 당황하지는 말자. 양푼갈비를 파는 곳이지만, 실은 갈비보다 낙지를 먹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 점심에는 더욱 저렴한 가격에 낙지정식과 게장정식도 준비되어 있지만, 매일 사람으로 붐비는 곳이니만큼 타이밍이 가장 중요하다. 이 식당이 위치한 중화산동은 영화의 거리에서 차로 약 15분 정도가 걸린다. 소개한 낙지볶음 외에도 바삭한 치킨이 매력적인 메밀방앗간과 고추장 연탄 돼지구이를 만날 수 있는 오원집도 덤으로 같이 만날 수 있으니 산책 삼아 슬렁슬렁 골목을 기웃거려 보시길.
HP, MP 회복력 83%
(매운 음식을 먹고 땀 뻘뻘 흘리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커플에게도 추천 70%
고속버스 탑승과 동시에 자동 재생되는 중독성 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