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하가 제철이다. 전년대비 어획량도 올해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그 맛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양식한 흰다리새우를 대하라고 속여 파는 비양심적인 상인들이 있다는 것. 흰다리새우가 맛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하에 비해 값이 싼 새우를 속여서 파는 일은 없어야겠다.
언뜻 보면 구분이 쉽지 않은 대하와 흰다리새우,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비교에 앞서 현재 유통되는 큰 새우의 대부분이 양식 흰다리새우라는 점을 알아두어야 한다. 대하는 제철인 9~10월 어획한 자연산이 잠깐 생물 대하로 유통되고 나머지는 냉동한 후 소량만 팔린다. 즉, 365일 소비자 구입하는 새우는 3개월 가량이면 다 자라 먹을 수 있는 양식 흰다리새우다. 대하 양식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다만 양식하는 모든 종의 새우에서 발병하는 흰반점바이러스(white spot syndrome virus)에 유독 약해 폐사율이 높아 어민들이 선호하지 않는다. 2006년 국내 새우 양식 생산량의 약 70%를 차지했던 대하가 2008년 6%때로 감소한 것을 보면 현재는 ‘양식새우는 흰다리새우다’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듯 하다.
양식은 흰다리새우, 자연산은 대하라는 점을 감안하면 두 종을 구분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 생긴다. 자연산 대하는 성질이 급하기 때문에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순간 죽는다. 즉, 식당 수족관에서 살아 헤엄치는 새우는 모두 흰다리새우라고 보면 된다. 불판위에서 펄떡펄떡 뛰는 살아있는 새우를 대하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면 속은 것이다.
자세히 보면 흰다리새우와 대하는 외관상으로도 차이가 많이 난다.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이 ‘액각’이라고 불리는 새우의 머리뿔이다. 대하의 액각은 길게 뻗어 주둥이와 위치가 비슷하거나 더 길고 모양이 곧지 않고 위로 휘어져있다. 반면 흰다리새우는 곧고 짧은 액각을 가지고 있다.
두번째 차이점은 수염의 길이다. 일반적으로 자연산 대하의 경우 몸길이의 두세 배에 달하는 수염을 갖고 있고, 양식 흰다리새우는 몸통길이와 비슷한 정도로 짧은 수염을 지녔다. 단, 수염의 경우 어획과정에서 잘려나갈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비교하자.
마지막으로 색을 통한 구분방법이 있다. 새우는 살아있는 경우 투명하기 때문에 구분이 쉽지 않지만 생물 새우가 아닌 경우 불투명해지며 색의 차이가 드러난다. 대하의 몸통은 연회색 빛이 돌며 자세히 보면 무수히 많은 검은 점들이 보인다. 흰다리새우의 경우 연한 청회색 빛을 띄어 둘만 놓고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