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류가 몸에 맞지 않아서, 또는 건강을 위해서 요즘 채식을 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음.... 채식(菜食, vegetable diet)
어릴적부터 3대 육류가 동시에 밥상에 오르지 않으면 식음을 전폐했던 레드에게는 참 어렵고 힘든 이야기입니다.
그때 어머니께 밀대로 맞은 상처는 이제 아물었지만 가슴속 깊이 패인 고기에 대한 갈망은 더욱 커져만 가더군요.
(근데 그때 맞은 데를 또 때리는 아내는 뭡니까....--;;;;) 아, 3대 육류가 뭐냐구요? 돼지삼겹살,돼지갈비,돼지목살....
그래서 한 때 저희 부모님은 다 접고 양돈을 할까..도 생각하셨다는...--;;
하지만 우연히 접하게 된 미디어 월의
는 '고기가 아니면 주....아니, 다른 고기를 달라!!' 는
저의 신념을 다시한번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단순히 샐러드 몇가지 나열한 책이 아닐까 싶었는데 꽤 다양하고
맛있어 보이는 요리들로 가득차 있거든요.
시누이와 올케가 함께 만든 이 요리책을 접하고 일어난 약간의 식생활의 변화.
앞으로 채식주의자가 될 생각은 추호도 없지만 나쁘지 않은 느낌의 신선하고 건강한 식탁은
이따금 생활에 작은 활력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 요리책의 목차를 보고 가장 반가웠던 것은 홈메이드 콩고기에 관련된 레시피들이었습니다.
맛은 정말 죽이지만 많이 먹으면 결코 건강에 도움이 되지않는 고기를 콩으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콩고기를 접한지는 상당히 오래됐지만 보이는 것과 달리 입에 넣었을때의 식감과 맛은
실제 고기의 그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느낌인지라 선뜻 손이 가지 않는게 콩고기였습니다.
하지만 집에서 콩고기를 만들 수 있다면 글루텐의 농도를 조절해서 얼마든지 고기처럼 쫄깃한 식감을 만들어 내고
또한 다양한 조리법으로 고기를 먹는 느낌을 줄 수 있겠죠.
그래서 레시피를 따라 만든 콩고기.
백태가 없어 마침 집에 있던 서리태와 참 어렵게 구한 글루텐을 사용해서 만들어 보았습니다.
예상보다 많은 양의 글루텐이 사용되긴 했지만 집에서 콩고기를 만들어보니 색다른 기분이 들더군요.
찜통에 쪄서 냉동 보관했다가 고기가 필요할때 꺼내서 고기처럼 사용하면 됩니다.
그리고 쉽고 맛있어 보여서 따라해본 레시피 하나를 소개합니다. 쌀국수 스파게티.
원래 느끼한걸 좋아하는데 몸에 좋은 쌀국수에 새콤,달콤,매콤한 고추장소스(고추장,케찹,설탕)와 김치를 넣어 만드니
전혀 느끼하지 않고 깔끔하네요.
납작한 쌀국수가 없어서 집에 있는 천사의 머리 쌀국수와 청피망 대신 파프리카, 갑오징어 대신 그냥 오징어를
사용하긴 했지만 정해진 레시피에 충실하게 만들어 보았습니다. 완벽한 채식주의에 기반한 책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해물과, 버터와 같은 유가공 식품은 레시피에 따라 적절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적당히 매콤한 맛에 상큼함이 있는 소스, 부담없는 면발... 웬만한 미트소스 스파게티 보다 맛있습니다.
그리고 중독성 있는 면발의 엔젤 헤어 쌀국수까지...
건강상, 치료의 이유로 채식을 해야하는 처지가 아니더라도
이미 채식이 우리 몸에 좋다는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습니다.
저는 채식 뿐 아니라 고기도 골고루 먹자는 생각입니다만
이런 채식요리 전문 레시피를 이용해 고기가 없어도
그 이상의 맛과 모양을 가진 요리를 만들어 낸다면 참 괜찮은
식생활의 개선이 아닌가 싶습니다. 늘 정해진 음식들로부터
잠시라도 떠나 신선하고 상큼한 채소들의 색다른 앙상블을
만나 보는 것 만으로도 건강하고 맛있는 경험이 될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