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시원한 음식들이 생각나는 여름입니다.
하지만 당분간 불볕더위는 없다는 일기예보에 살짝 안도의 한숨을 쉬며 대신 입속에 불을 질러보기로 하고
채소를 볶아 불라면을 만들었습니다.
양파, 호박, 양배추를 다진마늘,고춧가루와 함께 식용유에 타지않게 잘 볶습니다.
해물이 없어서 그렇지 중국집 짬뽕 만들기랑 비슷한 과정입니다.
여기서 불라면의 포인트는 매운 분말인데요.
고추류에서 캡사이신 성분만 추출해 전분과 배합한 제품인데 식당에서 강한 매운맛을 내는 재료이기도 합니다.
마트에가면 액상을 비롯해 여러가지 제품들이 있더군요. 매운맛은 엄청납니다만 단, 주성분이 전분이라 나중에 넣음
서로 엉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추처럼 형태를 유지한채 매운맛을 풍기는게 아니라 녹으면서 매운맛을 퍼뜨리거든요.
어쨌든 이 매운 분말을 잔뜩 넣고 물을 붓고 보통의 라면처럼 끓이다가 청양고추 다진것과 새송이를 넣고
불에서 내리면 얼큰하고 시원한 불라면이 완성됩니다. 참, 냉동만두도 몇 개 넣었습니다.
(사용한 라면은 우리집 No.1라면, '옫둑이 옫옹통'입니다.)
매운 분말을 얕보았는지 너무 많이 넣어서 한젓가락, 두젓가락째부터 이마와 콧잔등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하더니 이내 콧물까지 비 오듯 쏟아집니다. 매워 죽겠지만 그래서 더 젓가락질을 멈출 수 없는,
입안에 아무것도 없으면 더 맵거든요. 매운것 잘먹는 아내는 연신 싱글벙글...
청양고추의 깊은 매운맛과 분말의 화끈한 맛의 조화가 환상입니다만 위장을 위해서 적당히 먹어줘야겠습니다.
이렇게 맛있게 한그릇 먹고나니 밖이 여름인지 내 입이 불덩이인지 정신이 하나도 없네요. 헐~~
대신 뭔지는 몰라도 스트레스란건 확 풀린것 같습니다. ㅋ
뜨거운 불라면도 좋고 시원한 냉라면도 좋고
쫄깃쫄깃,꼬들꼬들한 면발, 시원하고 얼큰한 국물...
이렇게 이따금 먹어주는 라면은
간편하고 저렴하게
지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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