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학교 다닐때엔 저의 어머니께서 한복집을 하시느라 제 도시락 신경 쓰는게 큰 일중에 하나이셨습니다. 그것도 고등학교 시절엔 야간 자율 학습이 있어서 도시락을 두개를 싸야했었어요. 바쁘신 어머니는 늘 도시락 반찬을 변함 없이 싸주셨었습니다. 참 일편 단심 김여사셨지요. 멸치 볶음, 김치, 계란 말이는 손가니깐 계란 후라이, 오뎅 조림, 콩자반,
가끔 신김치 지짐, 젖갈류나 장아찌,,,,,, 그때만 해도 소세지는 고급 중에 고급이었고 고기 반찬은 생일날 한번 쯤, 제가 좋아하는 나물류 조차 여름엔 상하니깐 안넣어 주시고....
점심 시간이면 친한 친구들끼리 옹기 종기 책상 붙여서 함께 먹는데 저는 항상 같이 먹는 친구들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했었답니다. 그때만해도 나중에 어른이 되고 내 아이가 학교 도시락을 싸게 되면 요란 벅쩍하게 싸줘야지..... ....하고 다짐 했는데 남편 일땜시 외국 생활을 하는 터라 아들놈은 기숙사로 들어가 기숙사 밥을 먹게 되었지요. 하하하...
모과님의 글을 읽고 그때 생각을 하면서 내 아이에게라면 요런 도시락을 싸주고 싶다라는 마음으로 여름에 입맛 없는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유부 초밥과 삼각 주먹밥을 만들어 보았습니다. 그리고는 학창 시절 기분으로 야곰 야곰 들며 날며 해치웠어요. *^0^*
요걸 먹으면서 수업 네시간을 들어야 점심 시간인데 두시간만 끝나면
도시락 먹느라 정신 없던 생각도 납니다.
아마 요렇게 도시락을 싸갔으면 친구들 눈을 피해 몰래 먹었을지도 모르겠어요. 하나라도 뺏길까봐....^^*
그외 참치나 멸치 볶음 또는 쏘세지등 아이들 좋아하는 속 재료 적당량, 검정 깨 또는 매실 장아찌 혹은 단무지 혹은 저처럼 비트 피클 적당량을 색내주기 위해 준비하세요. 그리고 김 적당량, 참기름 약간
우선 밥을 하신 후에 잘 섞어둔 촛물을 뿌려가며 섞으시는데 간을 보시면서 하세요. 촛물은 조금 넉넉히 하셔서 남으면 나중에 참기름 조금 섞어 초밥 모양 낼때 손에 뭍혀가면서 하시면 밥알이 잘 안붙습니다. 그리고 저는 초밥을 삼등분해서 하나는 검정깨를 섞고, 하나는 비트 피클을 다져서 섞고, 하나는 그냥 하얀 초밥으로 했습니다.
뱅어인지 실치인지 분간 안되는 마른 건어물을 사왔는데 너무 구수하길래 아주 작은 새우랑 함께 볶아서 빻아 삼각 주먹밥 속에 참치 무친거랑 섞어 넣었습니다. 멸치 볶음이나 비엔나 소세지 혹은 메추리알 조림 같은걸 넣어줘도 좋지요.
유부를 사와 보니 원래 졸여져 있는 것이더군요. 보통 유부라면 위에 적힌 재료를 냄비에 붓고 유부를 넣어 그위에 냄비 사이즈에 맞게 알미늄 호일로 덮어서 수저로 눌러주면서 끓이세요. 유부가 끓는대로 돌아다니면 찢어지기 쉽거든요. 간이 잘 베이게 졸여졌으면 유부만 그릇에 담고 식힙니다. 그리고 통 유부라면 반 잘라 밀대로 세로로 두어번 가로로 두어번 밀어줍니다. 그래야 주름이 펴져서 크기도 커지고 두쪽으로 가르기도 쉬워집니다.
유부는 반 갈라서 참기름 물에 손을 적시고 초밥을 손으로 뭉쳐가며 모양을 만들어 유부 안에 넣고 사진 처럼 싸줍니다.^^
그리고 삼각 주먹밥... 제 사촌 언니가 저 삼각 김밥 말이용 김 셑트를 한국에서 사서 부쳐줬어요. 그걸로 이용해 봤는데 설명서에 잘 적혀 있습니다. 삼각틀 안에 초밥을 1/3 정도 넣고 눌러준뒤, 속 재료 넣고 나머지 초밥으로 덮어서 삼각 누르개로 눌러주면 됩니다. 그리고 삼각 김밥을 원하시면 설명서 순서대로 만들어서 스 티커로 마무리 해주면 아이들이 가지고 다니면서 빼 먹기 좋을것 같아요. 그런데 스티커에 상표가 커다랗게 찍혀 있어서 저는 개봉 하고 김만 썼습니다. 진* 직원 여러분 봉다리로 싸느라 고생하셨어여~~~ㅎㅎㅎ
아마 삼각 김밥 틀이 없었으면 왼쪽 끝에 동글 동글한걸로 여러개 나왔겠지요? 삼각 김밥 김 딱 한번 사서 틀만 요긴하게 쓰셔도 될것 같아요. 제 사촌언니도 그걸 알았는지 딱 한봉다리 부쳤더라구요.>.<
비트 피클로 버무린 초밥이 유난히 튑니다. 하하하... 사실은 맛도 튀었어요. 단무지도 조금 섞었는데 고것 까지 빨개지고 말았어요.^^
와사비 장에 찍어 먹어도 맛나고 그냥 먹어도 안에 든 재료 덕분에 맛나고.... 아파트 길에 할머니 한분이 커다란 통에 담아다 건어물을 팔길래 조금 샀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