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이 되다 보니 쉬는 날이라도 집에 있는 시간이 거의 없습니다. 자정을 넘기며 들어서는 딸아이 "엄마! 6시에 깨워줘." "쉴 토잖아!" "학교에 일찍 가서 공부하기로 했어. 친구들과." "알았어. 얼른 자." "오늘 할 일 해 놓고 자야지." 일일이 챙기지 않아도 스스로 알아서 척척 하는 녀석입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학교로 향하는 딸아이 "엄마! 그냥 자. 휴일이잖아." "뭘 먹고 가야지. 엄마 밥해 놓았어." "안 먹을래. 간식이나 가져가서 먹지 뭐." 입맛이 까칠한지 밥은 먹지 않는다고 하여 '햇살의 뜨락'을 운영하시고 계신 자운영님이 보내주신 술떡과 수박을 싸 보냈습니다.
딸아이를 보내놓고 아이들 교복도 씻고 겨울 이불홑청도 빼서 씻었습니다. 미루어 두었던 집안일을 부지런히 해 놓고 나니 또 점심시간이 가까워옵니다. '뭘 먹이지?' 선반에 놓인 참치통조림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냉장고에 있는 깻잎 몇 장을 이용하여 쌈밥 도시락을 만들었습니다.
1. 참치와 묵은지로 만든 깻잎쌈밥 도시락 ▶ 재료 : 참치캔 100g 1개, 묵은지 1/4쪽, 깻잎 10장, 밥 3공기 정도(2인분), 깨소금, 참기름 약간 ▶ 만들기
㉠ 깻잎은 깨끗이 씻어 소금을 넣은 끓는물에 살짝 데쳐 꼭 짜 놓는다. ㉡ 묵은지는 쫑쫑 썰어둔다. ㉢ 참치와 묵은지를 넣고 다글다글 볶아준다.
㉣ 밥 한공기정도에 참기름 깨소금 소금을 넣어 버무려둔다. ㉤ 깻잎을 펴서 밥과 볶은재료를 올리고 싸 준다.
2. 참치와 묵은지로 만든 쌈밥 ▶ 만드는 순서
▶ 밥위에 볶아놓은 재료를 올린 후, 마요네즈를 넣어준다.
▶ 오징어포무침과 토마토를 썰어 담아 완성 된 도시락
공부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엄마로서 해 줄 수 있는 게 먹거리 밖에 없다는 걸 느끼게 됩니다. 독서실에 갔다가 배가 고픈지 점심을 먹으러 집으로 들어서는 아들 녀석은 "엄마! 웬 도시락이야?" "응. 누나가 밥 먹으러 오는 시간조차 아깝다고 해서 한 번 싸 봤어." "우와. 맛있다." "그래? 다행이네. 얼른 먹고 누나 좀 갖다 줘." "알았어." 맛있게 먹는 아들 녀석을 보니 또 고슴도치 엄마가 됩니다.
저녁에 들어서는 딸아이는 "오늘 우리 엄마 짱이었어." "왜?" "맛있다고 친구들이 부러워했어." 두 개밖에 먹지 못하였다며 다음에 또 해 달라고 합니다.
고슴도치 엄마도 되고 부러움의 대상이 되었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저 맛있게 먹었다는 말만으로도 행복한 하루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