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의 소설 속에는 유독 주인공이 요리하는 구절이 많다. 여러 사람을 위한 음식이 아닌 자신만을 위한 요리를 만들면서 그들은 잊혀진 연인을 떠올리기도 하고 헛헛한 마음의 위안을 얻기도 한다. <1Q84>의 주인공 덴고 역시 홀로 요리를 만들며 열 살 때 첫사랑을 느낀 아오마메를추억한다.
새우 야채 볶음 by 덴고
“덴고는 많은 양의 생강을 가늘게 채 썰었다. 그리고 셀러리와 양송이버섯을 적당한 크기로 잘랐다. 고수도 잘게 썰었다. 새우 껍데기를 벗겨 수돗물에 씻었다. 페이퍼 타월을 펼치고 거기에 병사들을 정렬시키듯 새우를 하나씩 가지런히 늘어놓았다. 풋콩이 다 삶아지자 체에 건져 그대로 식혔다. 그러고는 큼직한 프라이팬을 달궈 참기름을 넣고 골고루 퍼뜨렸다. 잘게 채썬 생강을 약한 불에서 천천히 볶았다. (중략) 잘게 썬 셀러리와 버섯을 프라이팬에 넣었다. 가스 불을 가장 센 불로 올리고 프라이팬을 가볍게 흔들며 대나무 주걱으로 안에든 것을 부지런히 뒤적였다. 소금과 깨를 조금 뿌렸다. 야채가 익기 시작한 참에 물기를 뺀 새우를 넣었다. 다시 한 번 전체적으로 소금과 깨를 뿌려주고 작은 잔에 따른 청주를 넣었다. 간장을 조금 끼얹고 마지막에 파슬리를 흩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