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다 제풀에 지칠 일 없는 초간단 김밥

아이들 봄소풍 가는 날, 대한민국 어머니들은 첫새벽부터 일어나 달걀 지단을 부치고 우엉을 볶고 시금치나물을 만들어 김밥을 싸주곤 했다. 먹는 사람들은 입과 눈이 모두 즐거웠겠지만, 갖가지 재료를 손질해 각각 볶아내어 김밥을 마는 것은 분명 주부를 지치게 하는 일이었을 테다. 아이들 봄소풍 보내놓고, 썰다 남은 김밥 끄트머리 두어 점 집어 먹고 난 어머니들은 식욕보다는 피곤함을 먼저 느꼈을 듯.
그런데 김명익 선생의 김밥은 만드는 이가 소외되지 않는다. 김밥 속재료는 놀랄 만큼 간단하며, 손님과 안부 나누며 척척척 싸는 모양새를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찬합 가득 김밥이 채워져 있다. 화려한 재료가 여럿 들어가 눈과 입을 유혹하는 대신, 우엉과 버섯, 낫토를 한 가지씩만 넣어 재료 고유의 감칠맛이 살아 있다. 대신 속재료는 반드시 국산을 고집한다. 국산은 특유의 향이 남아 있지만, 중국산은 먼길을 운반하면서 상하지 말라고 방부 처리를 하기 때문에 향이 사그라지기 때문이다. 깔끔, 담백한 맛이라서 배 부른 줄 모르고 자꾸만 손이 가게 된다.


만들다 제풀에 지칠 일 없는 초간단 김밥“꽃놀이 소풍 한번 가겠다고 음식 하는 사람이 아침 댓바람부터 재료 손질해서 지지고 볶으면 얼마나 힘들어? 음식하느라 지쳐서 막상 꽃놀이 가서는 흥도 안 나잖아. 우리 집 김밥은 손님과 도란도란 얘기하면서 30분 만에 뚝딱 만드는, 초간단 김밥이야.”


만들다 제풀에 지칠 일 없는 초간단 김밥1 머그잔으로 물 1잔에 식초 1/5잔, 설탕 1/5잔, 정종 1/5잔을 더 넣고 끓여 단촛물을 만든다. 김밥을 쌀 때 손에 단촛물을 조금씩 묻혀가면서 밥을 뒤적이면 밥알이 손에 잘 붙지 않고, 밥에도 새콤한 간이 배어 맛있어진다.
2 김밥 소의 재료를 준비한 다음 굽지 않은 김밥용 김에 밥을 얹고 튜브에 든 고추냉이를 밥에 한 줄로 칠해 준다. 그 위에 딱 한가지씩만 재료를 얹어 말아내면 간단하게 끝나는 것이 김명익 선생표 초간단 김밥. 김밥을 썬 다음 소금을 약간 뿌려주는 것이 맛의 포인트다. 물론 간장에 찍어 먹어도 괜찮다.


만들다 제풀에 지칠 일 없는 초간단 김밥낫토김밥 겨자와 간장을 낫토에 넣은 다음, 고추냉이를 첨가해 젓가락으로 저어준다.

만들다 제풀에 지칠 일 없는 초간단 김밥버섯김밥 버섯을 채 썰어 프라이팬에 넣고 기름 없이 볶는다. 기름을 넣으면 버섯이 쪼그라들어 모양도 안 나고, 깔끔한 맛이 없이 느끼해지기 때문. 여기에 시판 가다랑어 간장을 조금 넣고 좀 더 볶아준다.

만들다 제풀에 지칠 일 없는 초간단 김밥우엉김밥 우엉은 손질해서 채 썬 다음 프라이팬에 넣고 기름을 약간만 넣어 볶는다. 여기에 간장 1~2 큰술, 설탕 약간을 넣고 좀 더 볶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