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후죽순’이란 말이 있다. 비가 온 뒤에 죽순(사진)이 여기저기서 솟는 것처럼 어떤 일이 한꺼번에 많이 생겨난다는 뜻으로 죽순의 뛰어난 성장력을 빗대어 나온 말이다. 죽순은 ‘대나무의 태(胎)’라고 하는데, 어느 날 홀연히 땅속에서 솟아올라 쑥쑥 자란다. 하루에 손 한 뼘 정도가 자라는 것은 일도 아니라고 한다.
죽순은 대나무의 땅속 줄기 마디에서 돋아나는 어린 싹을 말한다. 아작거리는 질감과 은은한 향취가 일품인 무공해 자연식품이다. 늦은 봄인 4월부터 캐기 시작해 5월까지만 수확이 이뤄진다. 죽순은 키가 40㎝ 정도로 자랐을 때가 먹기에 알맞다. 너무 어리면 무르고, 너무 자라면 뻣뻣해서 먹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죽순은 봄철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스태미나 채소로 유명하다. 단백질과 비타민B·C, 무기질 등 양질의 영양 성분이 풍부하다. 또한 죽순에 들어 있는 칼륨 성분은 노폐물 배출을 도와줘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되는 등 성인병 예방에도 효능이 있다. 또 섬유질이 많아 대장의 연동 운동을 촉진시켜 변비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다. 단 섬유질이 많고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 위가 약한 사람은 먹을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다.
죽순은 “아침에 캐내면 당일에 먹는다”는 말을 할 만큼 신선도가 중요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떫은 맛과 쓴맛이 강해지며 수분이 줄어들고 특유의 풍미가 떨어진다. 바로 캐낸 것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익혀서 먹는다. 죽순을 삶을 때는 데치듯 삶아야 한다. 참고로 죽순을 삶을 때는 쌀겨나 쌀뜨물을 이용해야 죽순의 떫고 아린 맛을 없애주고 맛을 좋게 한다. 쌀겨 안에 들어 있는 효소가 죽순을 부드럽게 하기 때문이다.
가락시장에서는 4~5월 두 달 동안만 죽순 거래가 짧게 이뤄진다. 죽순은 주로 전남 나주·목포·순천 등 전라도에서 90%가량 출하된다. 가격은 1㎏에 2500~3000원 정도다. 신선한 죽순을 고르려면 이삭 끝이 누런 황색을 띄는 것, 껍질에 윤기가 나는 것을 골라야 한다.